10CM -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2010)
이번엔 제가 정말정말 좋아했던 인디씬 아티스트,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모두가 알게된 바로 그 그룹, 둘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어도 모를만큼 멋진공연을 추구했던 그들, 결국엔 하나가 되어버린 그 밴드! 10CM의 노래를 들고 왔습니다.
이 때 만해도, 인디씬에서의 10CM가 추구하는 음악은, 굉장히 추접하고 찌질하지만 세련된 Maroon5의 멋드러짐을 가미한 컨셉으로 음악이었고, 실제 그것을 몸소 보여줬던 10CM, 노래의 모든 가사가 간절히 여성을 원하지만, 결국 찌질한 모습을 보이며 가라앉는 그들의 음악 메시지는 많은 남성들에게 환호성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나는 아닙니다 난 멜로디가 좋아서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백미중의 백미,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라는 곡은 집에 가기 싫어하는 남자가 별별 이유를 대면서 여자친구(?)에게 앙탈을 부리는 내용입니다. 쯧쯧 참으로 대단하구먼.
아래는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가 수록된 민트페이퍼의 세번째 컴필레이션 [LIFE] 앨범에 대한 소개입니다.
생활의 낯익은 풍경, 소소한 일상 스케치
민트페이퍼(Mint Paper) 세 번째 앨범 "LIFE"
익숙하고 끝없는 이야기, 하지만 의외성을 담은 표현들 민트페이퍼(Mint Paper)가 만드는 세 번째 앨범 "LIFE"
2007년 런칭한 민트페이퍼(www.mintpaper.com)는 이제 감성 문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의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기적인 작은 음악회 민트페스타(Mint Festa)는 홍대 씬의 가장 중요한 브랜드 공연이 되었고, live ICON, live THEY, Winter Special 등 크고 작은 기획들은 점차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가장 의미 있는 음악 축제로 성장한 민트페이퍼의 종합선물세트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과 꽃, 소풍, 환경을 테마로 만들어진 소품집 같은 봄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Beautiful Mint Life)'를 통해 음악 공연과 문화 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아직은 부끄러운 격찬을 얻고 있습니다.
이토록 새로운 형태의 공연들로 알려지고 있는 민트페이퍼이지만 사실 그 본질은 감성 문화의 다양한 측면과 여러 아티스트·레이블·팬들의 기분 좋은 교류에 목적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민터(minter)'로 이야기되는 많은 이웃들과 함께 다소 소심하면서도 독특한 색깔을 지닌 기록들을 공유하고자 고민해온 셈이죠. 이러한 방향성의 발현으로 인해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특별한 기획의 음반들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라는 반려동물들에 대한 아티스트의 경험과 애정은 "강아지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라는 두 장의 음반으로 이어졌고요, 늘 만나고 헤어지고 원하고 지쳐가지만 다시금 그리워하는 남녀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은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로 채워지게 됐습니다.
각기 다른 소재로 첫 걸음은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민트페이퍼의 시선은 늘 비슷한 곳에 맴돌게 됩니다. 우리와 가장 가깝고 흔한 이야기, 늘 익숙해서 뒤돌아보지 못한 순간, 너무 소소해서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한 것들... "LIFE" 역시 다루고 싶은 소재 혹은 바라보는 풍경을 생활로 옮겨왔을 뿐 그간 이어온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어나고 싶지 않은 아침잠의 유혹, 첫 극장 데이트의 설렘, 냉장고 속에서 발견한 이별의 파편, 여유 있는 휴일의 읊조림 같은 생활 속에서 발견한 작은 흔적들이 때로는 느닷없는 행복으로 때로는 하염없는 쓸쓸함으로 다가서게 됩니다.
민트페이퍼의 기획 음반에는 늘 의외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아티스트들의 조합, 평소 행보와 다른 아티스트들의 이면은 팬들에게 기쁨과 더불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죠. "LIFE"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 의외성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성진환(스윗소로우), 론리 허스 밴드(뜨거운 감자 김c+자우림 이선규), 이능룡(언니네이발관), 이아립(스웨터), 가을방학(정바비+계피), 네온스(몽구스) 등 기성 아티스트들의 솔로 혹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될 것이고, 두 번째는 데이브레이크, 좋아서 하는 밴드, 10cm, 랄라스윗, 옥상달빛처럼 최근 홍대 씬이 주목하고 있는 신진급 아티스트들의 조명이 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평소 이미지와 180도 다른 질감의 음악을 선보인 오지은, 한희정, 세렝게티, 나루와 민트페이퍼 음반의 이색적인 조합처럼 여겨질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까지 한곡 한곡이 모두 스페셜한 기획을 통해 완성된 트랙들입니다.
늘 '새로운 주제+참신한 신곡+적지 않은 트랙 숫자+꼼꼼하게 준비한 패키지'를 모토로 진행해온 민트페이퍼 기획 음반의 전통은 "LIFE"에서도 역시 유효합니다. 싱글, 디지털, MP3와 같은 단어들로 대체된 요즘의 음악 습관에 어쩌면 저희가 하고 있는 일들은 철없는 아날로그의 향수에 기초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적어도 어떤 그 누구에게 만큼은 꼭 의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굳어버린 머리와 마음을 오늘도 조금씩 녹여봅니다. 단 하나의 공감과 소통이 쌓여 곧 문화가 된다는 생각에 말이죠.
'걱정하지 말아요, 다 잘 될 거예요'
삶의 위로와 배려를 담은 16트랙의 신곡
"LIFE"에 수록된 16곡에는 트랙리스트의 아티스트들 외에도 10개의 레이블과 다수의 연주자들이 참여하셨습니다. 이 역시 적잖은 조율과 도움이 필요했던 과정입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음반 컨셉에 충실한 감성과 얘기들이 담긴 신곡들을 전편에 걸쳐 또 다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수록곡은 대체적으로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컨셉을 설명하기 위한 미팅, 간단한 데모 작업 수집, 다시 소통한 후 녹음, 믹싱 작업'. 단순해보지만 그 수개월 동안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담아 퍼즐을 맞춰가듯 "LIFE"의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수록이 결정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10cm, 세렝게티, 랄라스윗과 같은 아티스트의 곡들은 공연을 관람하다가 "LIFE"에 꽤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 염치를 불구하고 참여를 부탁드린 경우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방향을 통일감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은 그다지 쉽지 않은 것이겠지만, 그런 조율 속에서 민트페이퍼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아티스트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하나하나 "LIFE"는 완성되어 나갔습니다.
전작들과 달리 "LIFE"는 아티스트의 사진을 수록하지 않았습니다.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전편에 내세울 경우 삶의 위로와 배려를 담고자 하는 앨범 전체의 맥락보다 하나의 곡에 시선이 옮겨질 것 같아 나름의 대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렇기에 "LIFE"는 일반적으로 컴필레이션이 갖고 있는 다양한 아티스트의 싱글 모음의 느낌 보다는 흐름이 있는 하나의 정규 음반이고 싶은 바람입니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정갈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10cm는 최근 버스킹 씬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남성 2인조 팀입니다. 이미 공연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인기곡 반열에 오른 바 있는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는 수컷 본능에 입각한 유혹의 세레나데입니다. '의심이 된다면 저 의자에 나를 묶어도 좋아... 버스도 끊기도 여기까진 택시도 안와요' 대목에선 일동 폭소를 자아내게 될지도.^^
"LIFE"는 그런 하루에 한 시간이라는 여유와 생각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잠깐의 소품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가사 (작곡/작사 10CM)
오늘밤은 혼자 있기가 무서워요.
창문을 여니 바람 소리가 드세요.
사람들은 나를 보살펴 주지 않아.
잠들때까지 날 떠나지 말아줘요.
꾸물거리는 저기 벌레를 잡아줘요.
잡은 휴지는 꼭꼭 구겨 창문밖에 던져 버려줘.
오늘의 나는 절대 결코 흔하지 않어.
그냥 오늘밤만 네게 안겨서
불러주는 자장 노랠 부를래.
오늘밤은 혼자잠들기 무서워요.
저기 작은 방에 무언가 있는 거 같어.
잠깐만요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냐
잠들때까지 집에 가지 말아줘요.
혹시 모르니 저기 대문을 잠가줘요.
들어올때는 불을 끄고 방문을 반쯤 열어줘.
오늘의 나는 절대 결코 강하지 않어.
그냥 오늘밤만 네게 안길래.
혹시나 내가 못된 생각.
널 갖기 위한 시커먼 마음
의심이 된다면
저 의자에 나를 묶어도 좋아
창밖을 봐요 비가 와요
지금 집에 가긴 틀렸어요
버스도 끊기고 여기까진 택시도 안와요. (야간버스 있어 이새키얌)
오늘밤은 혼자 있기가 무서워요
잠들때까지 머릿결을 만져줘요.
믿어줘요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냐
그냥 오늘밤만 네게 안겨서
불러주는 자장노랠 들을래
제발 오늘밤만 가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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